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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나눔-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나니아지기 2012. 4. 18. 00:25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김태훈 옮김

서점에서 난 이 책을 집을 수 밖에 없었다.
하버드 와튼 이런 단어들 만으로 갖는 마케팅의 파워는 실로 대단하다. 마이클 샌댈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도 어김없이 하버드대 20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라는 타이틀을 달고 한국서점가를 평정했다. 세계 최고의 MBA과정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니 가장 비싼 강의라는 책 표지의 문장은 나의 조직과 하는 일에 상관없이 내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제목,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원하는 취업을 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살 수 밖에 없었고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내게 그렇게 완벽하게 적용됐다. 아무튼 백수인 나는 거금을 지불하고 이 책을 샀다.

책의 제목이 난 아프다.
한국사람들이 알고 있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의 원서 제목은 Seven habbits of highly effective person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효율적인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관한 내용이며 사람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고 번역됐다. 성공이라는 단어가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파괴력을 번역자는 직관적으로 알았고 활용했지만 성공지상주의의 단편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원제는 Getting more이다. 더 얻는다는 뜻인데 필자의 입장에서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Giving them more what they really want then you can) get more (you want) 문장에서 괄호안의 내용이 생략되어 표현된 것이 맞다. 즉 한국에서 원하는 것을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와튼의 이름과 제목은 정확하게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며 지금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책을 산 사람들이 정말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성공이라는 결과가 너무 중요한 한국에서 번역된 책의 제목은 내겐 좀 아프다.

무엇이 협상인가?
굳이 협상테이블이 아니더라도 사실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소통은 협상을 수반한다. 아이들이 몸에 좋지 않은 콜라를 먹겠다고 우길 때에 어떤 사람을 매를 들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회유? 하듯이 하찮게 보이는 작은 일도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필자는 협상을 4가지 관점에서 정의했다. 협상은 상대방이 특별한 행동(1)을 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며 특별한 판단(2), 특별한 인식(3), 협상에 필요한 감정(4)을 가지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것이다. 즉 나의 적절한 언어와 행동 정보의 공유등을 통해 상대방이 어떠한 감정과 인식을 가지도록 하여 판단하게 하고 행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필자는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사람들이 놓치는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세가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상대방은 누구인가?
설득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즉 목표와 협상상대를 명확히 하고 설득에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협상에 있어서 서로의 전략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이상이며 협상주제에 대한 정보나 전문적 지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10%도 안된다고 필자는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특정분야의 전문가의 해박한 지식을 나열하여 상대를 설득하는 비중보다 협상의 전략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고 인식하고 판단하게 만드는 비중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협상테이블에서 직위가 높거나 그 분야의 전문가인 사람일 수록 상대방의 입장을 경청하기보다 자신의 입장을 주입하려고 해서 협상에 실패한 사례들이 많았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흔히 사람들은 협상결렬의 이유가 절차나 내용(가격, 계약조건 등)에서 찾는다. 그러나 필자는 협상의 내용이나 절차가 협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적으로 그렇게 크지 않음을 여러 협상을 분석하여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다. 즉 내용(7%), 절차(%) 보다는 사람(55%)에 의해서 협상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이 내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것이다. 아무리 싸고 좋은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신뢰가 없는 사람에게서는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 것 만을 보더라도 협상 당사자간의 신뢰, 즉 사람됨이 협상 성공의 주된 이유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다이아몬드의 협상의 전략
1.목표에 집중하라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정작 협상에 임하면 감정에 휩쓸리거나 이성을 잃고 협상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 목표를 잊지마라. 목표가 나머지를 조절하게 해라.
2.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하루종일 고객과 씨름하는 서비스직원에게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함부러 자신을 대하는 고객에게 이골이 난 직원에게 불평대신 직원이 하는 일을 인정해 주고 따듯한 위로의 말을 건네라. 서비스직원이 원하는 것을 머릿 속에 그리고 다가가면 더 나은 서비스는 물론 자신의 권한에서 해 줄 수 있는 모든 서비스는 다 해 줄 것이다.
3. 감정에 신경써라.
말이 필요없다. 감정을 잃으면 얻을 것도 잃는다.
4. 모든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라.
만나는 시간, 장소, 상대 등 같은 조건이라도 작은 변화에 따라 상황이 다르며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필자는 협상에 들어가며 상대방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라고 묻는데 이는 형식적인 분위기를 탈피하여 관계를 형성하며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상태를 살피는 동시에 상대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암시하여 우선 상대를 생각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점진적으로 접근하라.
필자는 점진적 접근을 중요시 한다. 직원에게 할일을 요구하기 이전에 일상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관심사를 나누고 직원에게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무형의 가치(예를 들면 여행을 좋아한다면 좋은 곳을 소개시켜 주는 것)를 제공한 후 할인이 가능한 지 물어라.
6.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라.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다. 위에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할인을 제공하는 것 그 이상의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내가 여행 정보를 제공한다고 해서 돈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7. 상대방이 따르는 표준을 활용하라.
사람이나 조직은 자신이 정해놓은 표준을 따르려는 경향이 있다. 신규고객에게만 주어지는 특전을 누리고 싶었던 필자의 친구는 찾아가 이렇게 얘기했다. 이 회사는 기존 고객보다 신규고객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네요. 이런 정책이 평생 든든한 가족이 되겠다는 회사의 로고와 맞나요? 필자의 친구는 예외적으로 그 특전을 누렸다.
8.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마라.
신뢰를 잃으면 협상은 끝난다. 실수로 한 거짓말이라도 정황을 설명하고 밝혀라. 진실함과 정직함은 만국 공통언어이다.
9.의사소통에 만전을 기하라.
사람마다 문화적 차이에 의한 인식차이 있기 마련이다. 의사소통을 위해 준비하라. 상대방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만으로 상대를 감동 시킬 수 있다.
10. 숨겨진 걸림돌을 찾아라.
11. 차이를 인정하라.
12. 협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라.

이상 12가지 다이아몬드가 주장하는 협상의 전략은목표집중, 상대방의 관점과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신뢰기반의 소통, 준비를 통한 점진적 접근, 표준과 가치교환의 활용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다이아몬드의 협상전략 중 내가 놓치기 쉬웠던 부분은 표준과 프레이밍의 중요성과 점진적 접근의 필요성, 그리고 목록을 만들어 철저하게 협상을 준비하는 것이다. 실제로 책의 많은 예화들은 물건 가격을 깎거나 항공수수료를 면제 받는 등의 사소한 협상의 예화들이었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협상을 위해 준비했어며 점진적으로 접근하였고 적절한 표준과 프레이밍을 활용하여 협상상대를 설득하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나의 협상모습

다이아몬드는 협상을 상대방이 특별한 감정-인식-판단-행동을 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했다. 나는 어떤 사람의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가?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나는 그 것들을 위해서 준비하지도 전략적인 무언가를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언젠가 주워들었던 잡다한 지식과 정보들을 끼워맞춰서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했던 적이 많았다. 다이아몬드의 수업에 들어가면 반드시 상점에서 할인을 받아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학생들은 이를 위해 사업의 특성을 파악하고 철저하게 준비된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갓 물건 하나를 할인 받기 위해서 전략을 짜는데 한 영혼을 위한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전략도 없고 준비도 없었다. 가끔 하는 기도와 연락은 간사라는 직책을 유지하기위란 최소한의 예의였는지 모른다. 한없이 부끄럽다.

나의 협상전략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
대학원에서 시스템을 배우면서 시스템의 각 요소들이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선순환의 시스템과 그 반대인 악순환의 시스템을 배웠다. 어떻게 하면 최적의 선순환 시스템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을 나는 너무 우연히도 중중장애시설인 교남 시냇가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 곳은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곳 거할 수 있는 곳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곳 등 어떤 장애자가 들어오든지 죽을 때까지 일도 할 수 있고 보호도 받을 수 있는 선순환의 시스템이 마련되어있었다. 그 시스템이 만들어진 이유는 나같이 시스템을 공부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 하나 필요에 의해서 만들다보니 이러한 체계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장애자를 자기 몸과 같이 사랑해서 그 필요를 채우다 보니 그러한 시스템이 만들어 진 것이다.
경영의 관점에서 협상의 전략으로는 조금 엉뚱하지만 상대방의 영혼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의 관점을 영원의 관점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현재 나와의 협상에서 win-win의 이익을 창출해야 할 사람의 관계를 넘어선 영원히 함께 할 사람, 즉 동역자의 개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협상과 거래의 관점을 더 근본적으로 그리고 더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영혼을 가진 동물은 느낀다. 나의 영혼을 정말로 생각해 주는 사람, 그런 사람과의 협상, 그런 사람과 거래한다면 당신은 어떤 조건으로 거래할 것인가? 그저 싼 가격으로 이익만 취할텐가?

2.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책에서 다이아몬드는 신뢰를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서 가치를 부여했지만 내게 신뢰는 협상의 성공 그 이상의 전략적 의미가 있다. 스티븐코비는 신뢰를 두가지 측면에서 설명했다. 하나는 성품의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탁월성의 측면이다. 착하고 일 못하는 사람과 안착하고 일 잘하는 사람 중 어떤 사람에게 일을 맡기겠는가? 신뢰는 이처럼 성품과 탁월성을 반드시 동시에 가져야만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협상에 있어서 신뢰는 협상자가 협상에 임하는 자세(성품), 그리고 협상결과를 참신하게 이행할 수 있는 능력(탁월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즉 넓은 의미의 신뢰는 다이아몬드의 협상전략 중 목표에 집중하라는 1번 전략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포괄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필자의 신뢰와 내가 사용한 신뢰가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전자는 협상의 성공을 위한 수단적 신뢰라면 후자는 존재자체의 목적적 신뢰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협상의 목표과 신뢰가 충돌하게 되는 경우 문제가 되는데 전자이 경우 협상의 목표를 이루면 협상이 끝나지만 나의 경우는 협상의 목표를 수정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그저 나 하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겠다고 협상의 목표를 수정하여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쳐도 된단 말인가?
아니다. 그러지 않기위해서 더 탁월해야하고 세상이 추월할 수 없는 지혜자이 힘을 의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신뢰를 잃지 않아야하는 단하나의 이유, 삶의 절대목적이 내게는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글을 맺으며..

 

준비해야 한다. 책에서 다이아몬드교수가 말했던 성공했던 크고 작은 모든 협상들은 치밀하게 계획되고 심지어 모든 실패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치밀함을 보여주었다. 나는 일의 전체적인 것 만을 생각하다가 세부적인 사항들을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스튜어트 교수의 모델을 활용하여 협상을 위한 리스트를 준비한다면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랜트 현장에서 수 많은 감리자(Engineer)들과 크고 작은 일에 대해 협상할 때 가치를 창조하는 지혜로 쓰이길 기대한다.